이미지 확대보기지난 3월 방송된 다큐음악쇼 ‘아카이브K’에 방탄소년단이 출연했다. 그룹 리더인 RM은 처음으로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s)에 선 2017년을 회상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 낯선 미국 땅에서 당당하게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던 원동력은 자신들을 발견해주고 응원을 아끼지 않는 팬클럽 ‘아미’ 덕이라는 것이다.
아이돌 가수와 팬은 누구보다 특별한 관계다. 팬들의 모임인 팬클럽은 친구나 연인처럼, 때로는 든든한 지원군으로서 가수의 활동을 적극 지지한다. 촬영장에 간식, 도시락 등을 보내는 ‘조공’은 기본이다. 가수의 무대를 응원하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줄을 서기도 하고 음악방송 1위를 위해 두세 대의 스마트 기기로 ‘스트리밍’을 하기도 한다. 가수의 성공 뒤편에는 ‘내 가수’가 잘되길 바라는 팬들의 마음이 숨겨져 있다.
K팝 산업이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팬클럽의 크기와 영향력도 덩달아 커지는 추세다. 이제 팬클럽은 단순 열성 지지자를 넘어 가수의 성공을 위해 더욱 적극적이고 조직적으로 활동하는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지난 6일 미국 비영리단체인 골드하우스는 ‘영향력 있는 아시아 100인’으로 'K팝 팬'을 뽑기도 했다. 골드하우스는 이들이 사회·정치적인 활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하며 “디지털 플랫폼의 힘을 통해 사회적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K팝 팬들의 활동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가수의 방송 활동을 적극 지지하거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가수·소속사의 결정에 반대 의사를 표하는 것이다. K팝 팬클럽이 국내외로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K팝 팬클럽의 활동 사례에 대해 알아보자.
◇ ‘내 가수’ 위해선 뭐든지… 올리브영 실검 1위 ‘알테니 스킵’
‘내 가수’가 어디서든 인정받길 원하는 마음은 팬이라면 누구나 같을 것이다. 최근 이런 팬의 마음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주인공은 2021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아이돌 ‘브레이브걸스’의 유정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유정은 올리브영 화장품 브랜드인 ‘브링그린’의 모델로 발탁됐다. 이 소식을 들은 팬들은 유정이 광고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올리브영으로 몰렸다. 문제는 브레이브걸스가 군대 위문공연으로 유명세를 얻은 그룹이라는 점이다. 물건은 사고 싶은데 화장품을 잘 모르는 탓에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 할지 모르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한 팬이 나서 브레이브걸스 갤러리에 수분크림, 앰플 등에 대해 설명했다. 남자들도 사용하는 로션은 ‘알테니 스킵’이라고 적었다. 화장품을 잘 모르는 팬들이 ‘알테니 스킵’을 제품명으로 착각하면서 웃지 못할 헤프닝이 벌어졌다. 올리브영 온라인 스토어에 ‘알테니 스킵’을 검색해 지난 29일 검색 순위 1위에 올린 것. 같은 날 2위는 유정이 광고하는 ‘브링그린’이 차지했다.
◇ 쓴소리도 기꺼이… 멤버 탈퇴 외친 (여자)아이들 팬클럽 ‘네버랜드’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3월 큐브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에는 3개의 화환이 세워졌다. 화환에는 ‘비활동기 활동 중단? 학폭은 자숙 아닌 탈퇴’, ‘학폭 가해자들 안고 가는 큐브는 또 다른 가해자’, ‘명확하게 해명하거나 책임지고 탈퇴하거나’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그룹 (여자)아이들 수진의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지자 팬덤인 네버랜드가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수진은 학교폭력 가해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자는 지난 2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중학생 시절 수진에게 괴롭힘을 당했으며 당시 수진은 안 좋은 무리에 섞여 나이에 맞지 않는 음주 등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수진은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박했으나 중학교 동창인 배우 서신애의 시인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미지 확대보기문제를 더 키운 것은 소속사였다. 소속사는 연이은 폭로에도 수진의 생일날 축전 이미지를 공식 SNS에 올리며 논란에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여자)아이들 팬덤은 이와 같은 소속사의 행보에 대대적인 보이콧을 선언했다. 결국 수진은 지난 29일 공개된 (여자)아이들 신곡 활동에서 제외됐다.
◇ 인종차별 OUT!... 사회 문제에 한목소리로 대응한다
방탄소년단(BTS) 팬클럽인 아미는 방탄소년단의 행보에 맞춰 지구촌 곳곳에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종 차별 문제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 방탄소년단과 소속사는 흑인 인권 운동 캠페인인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에 12억 원을 기부했다. 멤버들도 SNS를 통해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당시 아미는 27시간 만에 방탄소년단의 기부금인 12억 원을 모아 BLM측에 전달해 화제가 됐다.
이미지 확대보기이는 미국을 기점으로 확산되고 있는 아시아 증오 범죄에 대한 반대로도 이어졌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30일 공식 SNS 계정에 ‘StopAsianHate’(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 ‘StopAAPIHate’(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라는 해시태그와 글을 게재했다. 팬덤인 아미는 이번에도 바로 반응했다. 2시간 만에 #StaopAsianHate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92만 건을 돌파했다.
박예진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