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머니는 1969년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밀턴 프리드먼이 처음 사용한 말로 자신의 한 논문에서 ‘어느 날 갑자기 하늘을 날아가던 헬리콥터에서 1,000달러가 뿌려진다고 가정해보자’라는 데서 처음 생겨난 개념이다.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의 하나로, 말 그대로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듯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에 돈을 공급하는 정책이다.
이미지 확대보기헬리콥터 머니와 약간은 개념이 다른 양적완화 정책은 금융위기나 코로나19로 인해 불안해진 금융시장을 빠르게 안정시켰다.
올해 팬데믹이라는 예상치 못한 세상을 경험했고 하루빨리 그 세상에서 벗어나길 간절하게 원했다. 위기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정부는 재정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즉각 받아들였다.
미국 의회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네차례에 걸쳐 2.8조달러 규모(2019년 GDP 대비 10.4%)의 경기부양법을 통과시켰다.
일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긴급 경제대책’을 발표하며 39.5조엔 규모(2019년 GDP 대비 7.1%)의 재정지출을 공표했다. 국내도 전례 없는 규모의 추가 예산 집행을 통해 재정확대 공조에 동참했다.
각국 정부는 재정지출을 통해 임금 소득자에 대한 지원과 기업에 대한 대출과 보조금을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양적완화 정책은 중앙은행이 국채나 시중의 민간채권을 유통시장에서 사들인 다음, 간접적으로 자금을 풀어 경기를 상승시키도록 설계되어 있다. 다만 한계점도 분명했다.
이미지 확대보기미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유통시장에서 국채를 대거 매입해 금융기관에 공급한 유동성이 민간대출로 이어지도록 만드는게 정책 설계의 의도였으나, 결과는 약간 달랐다.
신용경색을 우려한 금융기관들은 대출을 기피했고, 오히려 자금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며 지금준비금이 늘어났다. 또한 과도한 유동성은 주식시장 으로 흘러가 자산가격을 끌어올렸다.
헬리콥터 머니도 시중에 돈을 푸는 개념으로써 양적완화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국채를 유통시장이 아닌 발행시장에서 사들여 재무부 계좌로 돈을 직접 주고, 경제주체를 위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양적완화와 차이는 있다. 정부는 중앙은 행으로부터 입금된 돈을 재원으로 재난지원금처럼 가계에 현금을 지급해 소비를 뒷받침할 수도 있고, 인프라 투자 등을 위한 재정지출도 늘릴 수 있다.
헬리콥터 머니가 금융기관을 한정적으로 지원했던 기존의 양적완화와는 달리 모두를 위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불리는 이유다.
통화정책, 재정정책과 역할 분담이 꼭 필요한 시기
미국 등 선진국에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역할은 시기별로 변화가 있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컨센서스는 거시안정정책에서 통화정책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었다. 재정정책은 불황일 때 확대되고 호황일 때 축소되는 자동안정화 장치를 통해 소극적으로만 거시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았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경제정책 수행에 있어 통화정책이 한계를 드러내고 재정정책의 역할이 재조명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기준금 리를 제로수준까지 대폭 인하했고, 양적완화, 포워드 가이던스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까지 동원했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들은 장기간의 저성장 국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화정책의 경기조절 기능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됐다.
코로나19가 발발하며 통화정책의 한계는 정점을 찍었다.
다시 한번 초저금리와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까지 동원한 강력한 완화정책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답답한 상황이다. 대안으로 연준은 새로운 물가목표제가 공식화됐지만, 정책수단의 확충 없이 정책 목표만 변경해서 경제주체들의 기대를 쉽게 바꾸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재정정책의 역할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리 부담이 줄어들고 재정정책의 승수효과가 커질 수 있는 충분한 경제여건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미지 확대보기2021년의 통화정책은 2020년의 통화정책과는 또 다른 전개가 예상된다. 코로나 19 사태가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회복하는게 2021년 정책의 핵심 목표가 될 것이다.
이례적 규모의 정부 재정지출은 중앙은행의 직·간접적 자금 지원을 통해 조달될 것이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아우르는 다양한 정책 조합을 고려해야 할 시기임은 무엇보다 분명하다.
박성진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