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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1 08:25 | 경제와 산업

EU, '브렉시트' 이후 미래관계협상 종료 시점 임박...'합의 요원'

브렉시트 시한 앞두고 노딜 우려 부상...FTA 또는 WTO 체제 귀결 예상
EU 회복기금 합의로 공동체 신뢰 제고...브렉시트 국지적 위험은 제한적

노딜 브렉시트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올해 1월 31일 공식적으로 브렉시트가 단행되고 EU와 영국 양측은 약 10개월 간 미래관계협상을 이어왔다. 다만 어업권과 공정경쟁환경 조성 등 핵심 쟁점에서 의견 대립이 지속되면서 최종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

연말 미래관계협상 종료 시점이 다가올수록 최종 결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영국-EU 미래관계협상 시나리오이미지 확대보기
영국-EU 미래관계협상 시나리오
파운드유로 환율은 영국 내 정책불확실성을 민감하게 반영하는데 12월 중순 저점대비 3% 내외 올라 0.92파운드 부근까지 상승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돌발적으로 국내시장법을 추진하면서 불확실성을 자극했던 9월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다.

국내시장법은 연초에 합의했던 EU 탈퇴 협정과 상충되고 국제법(EU 탈퇴 협정) 의무에 우선하는 권한까지 부여해 논란을 키웠다.

12월 들어 양측은 데드라인을 반복해서 연장하며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북아일랜드 접근권과 맞물려 논란이 됐던 국내시장법에 대해선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다만 협상 초기부터 이견이 컸던 어업권과 공정경쟁환경 조성은 큰 진척이 없다. 아직은 열린 결말이다. 연말 전환기간 직전에 낮은 수준의 합의가 이뤄지거나 전환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노딜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

영국과 EU의 미래관계는 3가지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FTA(자유무역협정) 또는 WTO 체제다. 양측은 FTA 타결을 목표로 협상중이나 노딜 시 WTO로 귀결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전환기간을 연장해 유예 기간을 확보할 수도 있다.
영국-EU 미래관계 비교, 자료: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영국-EU 미래관계 비교, 자료:한국은행


FTA와 WTO 체제의 차이는 관세 유무다.

영국은 EU에 대한 교역의존도가 50%에 육박하는 반면 EU는 4.5% 수준에 불과하다. FTA 체결에 따른 경제적 수혜는 영국이 당연히 크다. EU는 대신 영국에 EU와 동일한 환경·사회·노동기준을 준수해 공정경쟁환경 조성에 협조할 것을 요구한다. 지난 2016년 브렉시트 투표 당시 EU 탈퇴 캠프 슬로건이 ‘통제를 되찾자’였다.

영국 입장에서 관세를 면하려면 주권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이다. 협상이 쉽게 진척되지 않는 배경이다.

영국은 EU 회원국 지위를 포기한 순간 이미 생산성과 이민 감소 등에 따른 구조적 경제 충격은 기정사실이었다. 단일시장에 잔류하지 않는 한 충격은 상당하다.

주요기관의 추정에 따르면 FTA 하의 장기 GDP 영향은 평균 -5.3%, WTO 는 -7.3%로 2%p 차이다.

2010년대 이후 영국의 평균 잠재 GDP 성장률이 연 1% 중반 수준임을 감안하면 작은 수치는 아니지만 이미 브렉시트를 결심한 영국 입장에서 그렇게 큰 차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두 시나리오 모두 가능하다.

노딜 단행되더라도 국지적 위험에 국한

과거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영국의 탈퇴가 이탈리아 등 EU 공동체에 불만이 있는 다른 국가들의 이탈과 공동체 해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했다. 이에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파운드화와 유로화 가치는 동반 절하됐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계기로 EU 공동체는 오히려 결속력이 강화됐다.

지난 7월 독일과 프랑스 등 중심국의 주도 하에 추진된 EU 회복기금이 트리거가 됐다. 세부 조항과 관련된 잡음에도 불구하고 12월 10일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집행되며 취약한 펀더멘탈하에 코로나19 피해가 두드러진 스페 인과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등 주변국에 수혜가 집중된다.

EU 회복기금은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경기회복기금(Recovery and Resilience Facility)이 핵심이다. 2021~2022년 70%, 2023년 30%를 사용한다는 계획이며 6천725억유로 중 3천1250억유로는 상환이 불필요한 보조금 형태로 지원된다.
경기회복기금(RRF) 국가별 분배, 자료: EU, IMF이미지 확대보기
경기회복기금(RRF) 국가별 분배, 자료: EU, IMF


EU 집행위 추정에 따르면 고용경기가 부진하고 재정 여력이 제한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은 2021~2022년 GDP 대비 2~4% 지원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은 금년 10월까지 집행된 보조금 규모에 준하는 수준이며 이탈리 아도 절반에 달한다. 실물경제 위기에 대응해 독일 등 중심국이 보여준 리더쉽과 주변국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이 동반되면서 EU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제고됐다.

무역협상과 함께 영국과 EU 간 금융서비스 협상 역시 진행 중이다. 영국은 금융 시장 혼란을 대비해 EU의 환율, 청산 및 각종 금융 관련 벤치마크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조치를 발표해 사실상 금융규제를 수용했다.

EU는 부분적이지만 2022년 6월까지 EU 투자자의 청산소 이용에 동의해 영국의 제안에 응하는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방치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브렉시트를 국지적인 이슈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화됐다.

브렉시트가 투표로 결정된 2016년 6월 이후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은 EU 공동체 위기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주변국(이탈리아, 스페인)과 중심국(독일, 프랑스) 간 CDS 프리미엄 차와 동조화됐다.

2018년 말에서 2019년 초 브렉시트 합의안을 둘러싸고 영국 내 보수당과 메이 총리와 갈등이 고조되면서 CDS 스프레드 하락을 제한했다. 2019년 7월에는 EU 와 협력적인 태도를 유지했던 메이 총리 대신 강경 브렉시트파인 보리스 존슨이 후임을 총리로 낙점됐다. 이에 EU와 영국 간 협상 난항에 대한 우려가 확대돼 CDS 스프레드가 재차 100bp를 웃돌았다.
영국인들이 보는 연말 이전 브렉시트 합의 가능성, 자료: Yougov이미지 확대보기
영국인들이 보는 연말 이전 브렉시트 합의 가능성, 자료: Yougov


그러나 최근의 움직임은 사뭇 다르다. 점증하는 브렉시트 노이즈에도 불구하고 CDS 스프레드는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다. EU 회복기금 합의 계기로 EU 공동체에 대한 신뢰고 공고해진 가운데 판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등 ECB의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 영향 등이 맞물렸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백신 보급 및 추가 부양책 기대 등에 힘입어 금융시장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으나 영국은 다소 동떨어져있다"며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 수준을 측정하는 매크로 위험지수는 코로나19 직전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파운드 환율 변동성은 브렉시트 이후 평균 수준에서 추가 하락이 제한돼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박성진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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