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2022년 7월 대법원 제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수형자 1인당 수용면적이 2㎡ 미만인 거실 수용은 위법이며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더시사법률, 2025. 10. 12.). 이 판결 이후 과밀수용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 소송이 급증했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접수된 관련 사건은 200건에 달하며, 소송마다 수십 명씩 청구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원고 수는 수천 명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소송의 핵심 증거인 교정시설 거실 면적과 수용 인원 자료를 법무부가 법원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법무부는 "수용 인원은 시시각각 변동돼 별도의 자료를 새로 만들어야 하고, 개인정보 문제도 있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더시사법률, 2025. 10. 12.). 법원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했음에도, 정부 기관이 소송 당사자로서 증거 제출을 기피하는 상황이다.
이는 미결수용자 포함 수용자 전반에게 적용되는 문제다. 과밀수용 상태에서 1단계 체포·구금을 경험한 피의자나 피고인 역시 동일한 환경에 놓인다. 자신이 구금된 공간이 법정 기준을 충족했는지 여부를 입증하기 위한 자료조차 구할 수 없다면, 국가배상청구권이라는 헌법적 권리가 실질적으로 봉쇄된다. 민사소송법상 법원이 당사자에게 문서 제출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민사소송법 제344조), 이를 강제하는 실효적 수단은 제한적이다.
1단계 체포·구금·미결수용에서 이 문제는 법치국가의 기본 원칙에 관한 것이다. 법원이 위법이라고 판결한 처우에 대한 배상 소송에서 가해자인 국가 기관이 증거 제출을 거부한다면, 피해자의 권리구제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 자료 미제출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과밀수용 국가배상 소송 수천 명의 원고는 사실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법원이 직권으로 자료 제출을 강제하는 절차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법조계의 목소리가 높다.
전용모 로이슈(lawisu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